‘트웬티 트웬티’ 이승일이 내디딘 첫발 [인터뷰]

2020-11-06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이승일은 데뷔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굵직굵직한 작품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특히나 올해는 이승일이 “제대로 출발을 한 것 같다”고 할 정도로 특별한 한 해가 됐단다. 이승일은 이제 막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디며 진정한 배우가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승일은 2018년 데뷔한 신예다. 스물다섯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방송계에 뛰어들었으나, 배우라는 꿈은 애초부터 그의 마음속에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하려 다른 꿈을 선택하게 됐단다. 이승일은 “배우가 현실적으로 이루기 힘든 꿈이라는 사실을 알곤 승무원으로 방향을 틀게 됐다. 그래서 인하공전 항공과에 진학하기도 했다. 그러다 배우라는 꿈이 다시금 떠올라 무대 디자인과로 편입을 하게 됐고, 무대 위에 서 있는 배우들이 멋있어 보여 꿈을 다시금 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들보다 늦은 시기에 연기를 가슴속에 품게 됐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일찍 불탔다. 이승일은 “첫 작품이 창작극이었다. ‘사랑을 파는 가게’라는 작품이었는데, 주연이면서 서버를 했다. ‘삶에 있어서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었다. 살면서 무엇인가 재밌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그때 연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재밌다’는 감정을 느끼게 됐다. 연기에 대한 매력을 그때 처음 느껴본 것 같다”고 말했다.

첫 경험이었기 때문일까. 이승일은 연극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연극이 그 어떤 매체보다 매력적인 것 같다”고. 이승일은 “물론 드라마나 영화도 매력이 있지만, 연극이 좀 더 밀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출연하는 배우들끼리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더 탄탄하게 극을 완성할 수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호흡이 좋아진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또 관객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도 좋다. 개인적으로 연극은 좀 더 원초적이고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연극에서 차근차근 내공을 쌓던 이승일은 비로써 ‘사랑병도 반환이 되나요?’를 통해 데뷔할 수 있었다. 웹드라마에 크지 않은 역할이었지만, 이승일은 혜정, 류의현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성공적으로 연예계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이 기회를 통해 지상파와 종편에도 진출하는 데 성공했으니 말이다.

이승일은 지난해 7월 종영한 SBS ‘절대그이’에서 마귀훈 역을, 9월 종영한 JTBC ‘열여덟의 순간’에서 주현장 역을 연기했다. 두 작품에서 이승일은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많은 제작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고, 결국 이승일은 이듬해 더 큰 비중을 가진 캐릭터를 맡을 수 있게 됐다. 특히나 이승일이 소화한 두 캐릭터가 이른바 ‘밉상’ 캐릭터였다는 점에서 많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남게 됐다.

이승일은 지난달 15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극본 조현경·연출 오경훈)와 같은 달 28일 종영한 플레이리스트 웹드라마 ‘트웬티 트웬티’(극본 성소은·연출 한수지)에서 각각 송인호, 권기중 역을 맡았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정통 멜로, ‘트웬티 트웬티’는 ‘나’를 찾기 위한 스무 살의 낯선 일탈을 다룬 청춘 드라마라는 점에서 두 작품은 플랫폼도, 장르도 전혀 다르다. 다만 이승일이 연기한 두 캐릭터만큼은 공통점이 많았다.

이승일은 “민호와 기중이는 제가 봐도 정말 꼴 보기 싫은 밉상 캐릭터였다. 그래서 악플도 많이 받았다. 이번에 두 작품을 보면서 처음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해봤는데, 저만 나오면 ‘클린봇’이 등장하더라. 비속어가 등장해 자동으로 AI가 삭제하는 것이었다”고 웃으며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대부분이 내 외모나 연기 실력을 욕하시는 게 아니라 캐릭터를 비난하는 거였다. 개인적으론 내가 캐릭터를 잘 살린 것 같아 다행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일은 ‘밉상’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기 위해 “평소에 싫어하는 친구를 떠올렸다”며 “그 친구의 말투나 행동을 따라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유튜브에서 꼰대 캐릭터 영상도 많이 찾아봤다. 연기를 하면서 가장 중요시 여겼던 건 바로 열등감이었다. 두 작품 속 캐릭터 모두 자격지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었다.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캐릭터를 그려나갔다. 이후엔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말투나 눈빛 등을 천천히 고쳐 나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감독뿐만 아니라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서진 역의 하석진 역시 선배로서 이승일에게 조언을 건네곤 했단다. 이승일은 “물론 모든 선배분들이 도움을 주셨지만, 하석진 선배님이 특히나 많이 다독여 주셨다. 혹시 내가 주눅이 들 때면 제게 와서 ‘네가 하는 게 맞다’고 응원해 주셨다. 덕분에 연기를 하는 게 더 수월하게 느껴졌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완성시키고, 또 몰입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 생긴 ‘웃픈’ 일화도 있다고. 이승일은 “두 ‘밉상’ 캐릭터를 연속으로 맡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지인들에게 못되게 말하고 있더라. 주변 분들이 ‘너 왜 그렇게 말해’라고 해서 그때 아차 싶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승일에게 있어 2020년을 장식한 두 작품은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이승일은 “정신 차리게 해 준 작품들 같다”면서 “데뷔는 2018년에 했지만, 이제 제대로 시작한 것 같다. 살면서 가장 큰 두 역할을 동시에 맡는 기쁨을 누렸다. 두 캐릭터의 성향 차이가 더 컸다면 좋았겠지만, 더할 나위 없는 출발이었음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것 같다”는 이승일의 최종 목표는 “올라운더 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연극, 영화, 드라마 등 플랫폼과 매체를 가리지 않고 좋은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고.

“제 연기 롤모델은 김지석 선배와 마티아스 쇼에나에츠에요. 김지석 선배는 능글맞고 귀여운, 미워할 수 없는 스타일이 큰 강점이라 생각하고, 마티아스 쇼에나에츠는 소년 같으면서도 거친 남자 같은 매력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두 롤 모델처럼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출처: http://tvdaily.asiae.co.kr/read.php3?aid=16045362511564827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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